굿바이 카뮈 개정판

당신은 인생의 의미를 아는가?

깊은생각 2015. 10. 23. 09:55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 이렇게 플라톤 식으로 본질이나 정의를 물었을 때 우리는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그래서 마치 우리가 삶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반면 '인생의 의미'라는 말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할지를 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인생의 의미를 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우리는 "인생의 의미가 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식으로 그 말을 사용한다. 즉, 비트겐슈타인 식으로 언어의 사용이 그 의미라고 할 때 우리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셈이다.


이런 면에서 철학은 일종의 사기다. 사람들에게 가짜 질문을 던져서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놓고 빨리 답을 내놓지 못하니까 답을 모르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본질을 묻는 질문은 대부분 가짜 질문이다. 당신이 어떤 정의를 내놓든지 항상 그에 대한 반례를 제시함으로써 당신의 답이 잘못되었다고 논박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그러했듯이. 하지만 그것은 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본질을 묻는 질문과 정의로 답하는 대답이라는 형식 자체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 속성이다.


말할 수 없다고 해서 반드시 모르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