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진리는 전체다

깊은생각 2012. 4. 3. 00:58

탈레반. 원뜻은 학생이지만, 요즘은 이념적 과격파를 조롱할 때 붙이는 명칭이다.

이념적 과격파들은 부분을 전체화하는 순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리석게도 자신이 말하는 바를 진심으로 믿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탈레반들이 꽤 있다.

소위 진보 언론에서 이런 정신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에게 지면을 많이 할애해 주는 것같다.

며칠 전 프레시안을 보니 <<88만원 세대>> 공저자인 박권일이 이정희를 비판하면서 윤리를 절대화하는 논리를 폈다.

여기에 대해 역사학자 김기협 씨가 반론을 폈다. 나는 김기협의 손을 들어준다.

윤리는 내부의 시각에서는 중요하지만, 그것을 외부에서 대상화시켜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윤리는 결국 전체의 한 부분일 뿐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진보'가 윤리의 수호자가 되었나?

역사상 진보는 윤리의 파괴자였다. (윤리의 수호자는 보수이다.)

윤리를 전체화(=절대화)하는 자는 탈레반과 같다.

이들은 힘이 없을 때는 비분강개하는 지사로 머물지만 손에 힘이 쥐어지면 괴물이 되고 만다.

나꼼수를 비난하는 진중권은 논리를 가지고 절대화한다.

논리도 전체의 한 부분이다.

부분이 그 자체로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전체화할 때 틀리게 된다.

부분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만 존중받아야 한다.

진리는 전체다. 헤겔의 말이다.

진리가 전체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만이 진리라는 뜻이다.

결국 진리도 전체의 한 부분이다.

윤리와 논리와 진리를 다 합쳐도 하나의 세계를 이루지 못한다.

세계는 윤리와 논리와 진리를 자신의 극히 작은 일부로 삼는 총체로서 굴러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