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테세우스의 배와 언어의 규칙

깊은생각 2018. 3. 1. 23:16

7년만에 인간의 모든 세포가 바뀐다 하자.

두 경우의 나는 같은 나인가, 다른 나인가?

테세우스의 배가 널빤지를 모두 교체했을 때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수 있는가?

이것은 형이상학적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문제다.

여기가 언어의 한계이다.

우리는 아직 이 구역의 언어 규칙을 정교화하지 못했다.

언어 사용 규칙이 미비한 구역이다.

마치 누가 어떤 나쁜 행위를 했는데 이것이 법규에 규정되지 않아서 처벌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것은 유죄냐, 무죄냐로 묻는다면 답변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답해야 한다.

널빤지를 모두 교체한 배가 테세우스의 배냐 아니냐를 묻는다면, 테세우스의 배다, 아니다로 답해서는 안되며 이를 서술하는 언어의 규칙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고 답해야 한다. 언어의 규칙이 정해지지 않은 곳에서 철학 토론이 발생한다.


같다와 다르다, 라는 올드한 언어로는 테세우스의 배를 다룰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정교한 언어도구가 필요하다. 

같으냐 다르냐로 논쟁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언어의 규칙에 대한 싸움이다.


대부분의 언어는 세계를 서술하는 것 같은 외양을 가지지만 사실은 화자의 관점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이나 맑시즘은 세계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관점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