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틀리의 비트겐슈타인

바틀리의  <<비트겐슈타인>>은 책 내용의 일부에 불과한 동성애 관련 진술의 진위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실제로 전반적인 내용은 참신하다. <<논고>> 이후 6년간의 초등학교 교사 생활에 대해 통상적 해석대로 철학을 '떠난' 것이 아니라, <<논고>>에서 제시한 철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한 현장 투신 과정으로 이해한 점, 이 과정에서 철학에서 멀어져있던 것이 아니라, 교육 현실과의 접촉과 충돌과 좌절 속에서 후기 철학으로 넘어가는 필연적인 계기를 잉태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한 점에서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바틀리가 직접 비트겐슈타인이 교사생활을 했던 트라텐바흐 등의 오스트리아 오지 마을을 찾아가 발품을 팔아가며 비트겐슈타인의 초등학교 시절 제자들로부터 획득한 생생한 정보들은 비록 오래되기는 했지만 어설픈 짜깁기 책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부여해 준다.

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평전>>과의 차별화된 점은 정신분석적 기법이라든지, 역사주의적 방법론을 통해 개별 사건들의 '의미'를 더 큰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비트겐슈타인이 교사생활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사건이었던 학생 체벌 문제에 대해서도, 비트겐슈타인이 속해 있던 학교개혁 운동 진영과 농촌지역 및 가톨릭의 보수세력들 간의 교육 헤게모니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속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은 교사생활에 실패한 게 아니라, 사실은 매우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보수세력들의 눈밖에 나서 쫒겨난 것으로 묘사된다. 포퍼의 제자인 바틀리가 포퍼가 비판했던 역사주의적 방법론을 쓴다는 것이 아니러니하다.

물론 이밖에 동성애 관련한 논쟁들도 가십성으로 읽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바틀리가 이 책 때문에 영국 학회로부터 추방당했다는 사실은 이를 단지 가십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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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tgenstein (Paperback)

저자

Bartley, William Warren 지음

출판사

Lightning Source Inc | 1985-09-01 출간

카테고리

Wittgenstein (Paperback)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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