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 unravels the knots in our thinking; hence its results must be simple, but its activity is as complicated as the knots that it unravels.

Philosophical Occasions 1912-1951(1993), Ch. 9 : Philosophy, p. 183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적 문제를 비유할 때 쓴 여러 가닥의 사유가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이것은 삶의 의미 문제의 모델로도 적용 가능하다. 줄리언 바지니가 <<빅 퀘스천>>에서 제시한 플레이스홀더(placeholder) 모델보다 비트겐슈타인의 얽힌 실타래 모델이 삶의 의미 문제의 구조를 더 적절하게 표현한다. <<굿바이 카뮈>>에서 썼듯이, 삶의 의미는 단일 개념이 아니라 삶의 가치, 목적, 기원, 원인 등등의 개념들이 역사적 과정 속에서 얽히면서 형성된 복합 개념이다. 삶의 의미 개념이 비트겐슈타인의 실타래 모델과 유사한 이유는 도대체 몇 개의 가닥이 어떤 식으로 엉키게 된 것인지를  명료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타래 모델은 한계가 있다. 실타래 자체는 혼란이며 가치가 없다. 단지 해체되어야 할 어떤 것이다. 반면 삶의 의미라는 애매한 개념은 무가치한 것이 아니다. 이 점에서 비트겐슈타인 모델은 노직의 유기체 모델보다는 유용성이 떨어진다. 이질적인 것의 유기적 통합으로서의 노직의 가치 모델을 삶의 의미에 적용할 때, 삶의 의미는 그 하위 요소들인 삶의 가치, 목적, 기원, 원인 등으로 구성되지만 이것들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은 선과 색채로 구성되지만 선과 색채 자체에는 없는 더 높은 것을 표현한다. 삶의 의미라는 개념은 삶의 목적, 가치, 기원, 원인 등의 하위 요소들로 구성되지만, 하위 개념들에는 없는 더 풍부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비트겐슈타인과 삶의 의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트겐슈타인과 인생의 문제  (0) 2014.08.05
Posted by 깊은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