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찾을 때 우주 속에서 인간의 의의가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의의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창조주가 염두에 둔 목적 같은 것.

그것은 기독교 식으로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되는 것 같은 그럴싸한 것일 수도 있고,

SF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외계인을 위한 에너지 공급원의 역할 같은 비참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게 있다 해도 그것이 인간 삶의 의미 전부를 규정한다고 볼 수 없다.

 

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회사는 돈을 벌려고 나를 직원으로 고용한다.

나는 돈을 벌려고 노동력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자본과 노동 사이의 가치 교환이 있지만,

회사의 목적과 나의 목적이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

물론 회사는 최대한도로 나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경향을 보이겠지만

나는 최대한 월급루팡짓을 하면서 회사의 자원을 나의 사적인 목적을 위해 빼돌리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속셈으로 공생하는 것이다.

 

삶의 의미도 그렇다.

우주 또는 생태계 전체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태계의 입장과 인간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생태계의 목적이 곧 인간의 목적은 아니다.

생태계의 목적을 위해 인간이 사라져줘야 한다고 할 때, 인간이 순순히 사라져주지 않을 것이다.

생태계의 목적에 저항할 것이다.

 

따라서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신 또는 우주가 생명을 만든 까닭을 알려하는 게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참고자료일 뿐이다.

회사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우리를 채용했든, 우리는 우리만의 목적이 있다.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Posted by 깊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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