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켄 윌버의 일기>>를 읽으면서 든 생각.
켄 윌버 등 초월론자들이 말하는 궁극적 진리에 대한 깨달음으로부터 무엇이 얻어지는가? 자아에 대한 집착과 고통으로부터의 해탈이다. 이 또한 검증을 요하는 진술이긴 하지만 이를 참이라고 인정해도 뭔가 이상하다. 세계에 대한 궁극적 진리를 통해서 '겨우' 자아에 대한 집착과 고통으로부터의 해탈 따위가 얻어진다고? 상대성 원리 정도의 '비(非)궁극적' 진리만 가지고도 인류를 싹쓸이 할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데, 뉴튼의 운동법칙 정도의 개략적 진리만 가지고도 태양계 밖으로 우주선을 띄울 수 있는데, 뭐라구? 궁극적 진리를 얻으면 고작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얻을 수 있다구? 장난하나? 무슨 궁극적 진리가 그 모양인가? 진짜 궁극적 진리라면 최소한 그것으로부터 우주 하나 쯤은 창조할 수 있는 법칙들이 유도되어야 하지 않을까? 켄 윌버 등이 말하는 궁극적 진리라는 게 우주를 창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기껏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세계에 대한 궁극적 진리는 아닐 것이다. 단지 세계를 바라보는 주관적 인식의 틀에 관한 추상적 모델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켄 윌버의 일기
- 저자
- KEN WILBER 지음
- 출판사
- 학지사 | 2010-01-10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켄 윌버의 일기』은 통합적 영성의 탐구자 켄 윌버의 개인적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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