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자기한계를 초월하여 외부와의 더 큰 관계를 찾아낼 때 비로소 의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인생의 의미는 개인의 한계를 넘어선 곳에서 찾을 수 있고, 인간 삶의 의미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생명의 의미는 우주의 의미와 연결될 때에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의미는? 존재가 더욱 존재하기 위한 것! 무한한 존재가 되기 위한 것. 아니 존재는 무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존재와 무를 포함하는 무한이 되기 위한 것!

더욱 존재하기 위하여 존재는 우주를 낳고, 우주는 생명을 낳고, 생명은 인류를 낳고, 인류는 나를 낳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존재하는 그 무엇은? 완전한 존재, 즉 무한! 의미의 추구를 향한 생명의 분투는 궁극적으로 무한을 지향하고 있다. 완전한 존재는 정의상 다가올 우주의 멸망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새로운 우주를 창조할 창조주를 생산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일지 다른 지적인 외계생명체일지는, 아니면 린 마굴리스가 주장했듯 미국 너구리의 후손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새로운 우주를 창조할 창조주를 생산함으로써 우주는 자기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존 배로가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에서 제시하는 가설이다. 《굿바이 카뮈》 개정판에는 이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생의 의미는 인생 그 자체다, 라는 말은 충분치 않다. 존재의 의미는 존재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존재의 의미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 존재하는 것은 존재의 완성을 향해가는 것이다.

"객관적 가치 생산을 통해 주관적 만족을 얻는" 인생의 의미로부터 귀결되는 것은 바로 존재의 완성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얻게 되는 주관적 만족은 존재의 완성을 위해 우주가 인간의 핏줄에 심어놓은 미끼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무한으로가는안내서
카테고리 과학 > 과학이론
지은이 존 배로 (해나무,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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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깊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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