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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9 주관적 관념론의 뿌리

타조가 포식자가 나타나면 모래밭에 머리를 묻는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바보같다는 생각으로 넘겨버렸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인간 가운데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바로 존재는 지각된 것이라고 주장한 버클리 주교다. 타조는 버클리 주교와 마찬가지로 주관적 관념론자라 할 수 있겠다. 아니 거꾸로 버클리를 타조와 같은 새대가리라고 불러야 할까?

주관적 관념론에 따르면 모래 속에 머리를 묻으면 포식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존재는 지각된 것이므로, 지각되지 않는 포식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조는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음으로써 생존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으므로 마땅히 존재하지 않아야 할 포식자는 모래 속에 머리를 쳐박은 타조를 무자비하게 잡아먹어 버림으로써 주관적 관념론의 오류를 실증하게 될 것이다.

결론은 어찌어찌해서 주관적 관념론을 채용한 타조가 진화적으로 생존할 수 있었는지 몰라도(아마도 주관적 관념론의 오류를 상계하고도 남는 다른 강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주관적 관념론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Posted by 깊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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